’싸구려’란 인식에서 유통업계 ‘효자’가 된… PB상품의 달라진 위상
경기불황으로
PB 상품 시장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되고 SNS 채널이 상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화됨에 따라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의존도가 낮아지고 ‘내용과 품질을 먼저 따지는’ 소비 행태가 강화됨에 따라 NB 상품(National Brand, 제조사 브랜드)과의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SNS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증대가 ‘좋은 품질’의 제품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는 데 기여하면서 신제품 정보에 대한 노출 장벽이 낮아져 몇몇 인기 PB상품은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난 한 해 소셜미디어 상에서 인기 있었던 PB상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속성이 소비자의 취향을 사로 잡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1. 한국경제, <대형마트·편의점 올 판매 1위 살펴보니… 생수·요구르트·초코파이까지 PB상품이 점령>, 2015.12.14
# 이마트, GS25 PB상품의 성장세 눈에 띄어
*산출조건: '(유통사) AND (PB)' = (유통사명) AND (PB OR PL OR 자체 OR 차별화) AND (브랜드 OR 상품 OR 제품)
유통사별 ‘PB’ 키워드를 언급하는 버즈량을 보면 PB상품의 인기를 반증하듯 전년 대비 2015년의 버즈량이 모두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 3사 중에는 피코크와 노브랜드를 내세운 이마트가 가장 많은 버즈와 함께 높은 버즈 증가율을 보였으며, 편의점 업계에서는 CU가 가장 많은 버즈를 획득했으나 오모리김치찌개라면 등 라면과 김혜자 도시락 등 도시락 분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GS25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2015년 유통사별 PB상품의 매출을 견인한 인기 브랜드 라인과 상품들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n 측정 대상 및 기준
분류 |
유통사 |
자체 브랜드 및 상품 |
대형마트 |
이마트 |
피코크, 노브랜드, 솔루시안, 빅텐, 데이즈를 포함한 상위 키워드*에서 추출한 제품명 |
홈플러스 |
테스코, 파이니스트, 좋은상품을 포함한 상위 키워드*에서 추출한 제품명 | |
롯데마트 |
통큰, 손큰, 프라임엘, 초이스엘, 세이브엘를 포함한 상위 키워드*에서 추출한 제품명 | |
편의점 |
CU |
*(유통사) AND (PB)를 만족하는 상위 1,000개 키워드에서 추출한 제품명 |
GS25 | ||
세븐일레븐 |
# 대형마트 PB에 대한 소비자 평가
*산출조건: 버즈량 및 상대 긍정점유율은 자체 브랜드명을 언급한 게시글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주요 키워드는 산출대상의 상위 키워드에서 발췌
이마트는 ‘피코크’, ‘노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피코크’ 상품은 1인 가구 및 맞벌이부부 인구의 증가로 조리하기 편리하고 품질도 우수한 가정간편식에 대한 니즈와 맞물려, 런칭 초기부터 유명 맛집이나 셰프들의 노하우를 접목시키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해 기준 600여 개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여 품질과 구색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간편가정식의 선도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노브랜드’ 상품은 상품 본질의 기능만 남기고 포장 디자인은 물론 브랜드 이름까지 없애 가격 경쟁력을 높여 가성비를 극대화했으며, 그 중 감자칩과 버터쿠키(11위, 668건)가 하반기에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 외 화장품 제조사 엔프라니와 공동 개발한 ‘솔루시안’도 2014년 ‘3초 세럼’이 입소문이 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하여 신제품 라인에 대한 버즈도 꾸준히 생성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파이니스트’, ‘테스코’를 중심으로 와인, 맥주, 샴페인 등 주류 PB상품들이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파이니스트’ 상품은 프리미엄급의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높은 긍정점유율을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파이니스트 와인은 다른 PB상품과 비교해 압도적인 버즈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마트 PB인 ‘테스코’상품은 식음료품과 생활용품들이 인기인데, 최근 캠핑족이 증가하면서 ‘그늘막 텐트’에 대한 버즈량이 상위에 랭크된 것이 눈에 띕니다.
롯데마트는 ‘통큰’, ‘손큰’, ‘초이스엘’과 같은 가성비를 무기로 하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롯데마트 PB는 치킨,라면,피자 등 즉석식품을 포함한 식품류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통큰/큰 치킨이 가장 많은 버즈량을 기록했으며 ‘통큰 치킨’에서 ‘큰 치킨’으로 상품명을 변경하고 가격을 경쟁 마트 수준으로 올렸으나 여전히 동네 영세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침범한다는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실정입니다.
순위* *버즈량 기준(건) |
이마트 |
홈플러스 |
롯데마트 |
1 |
피코크 소스 (1,462) |
파이니스트 와인 (1,546) |
통큰 치킨 / 큰치킨 (4,120) |
2 |
피코크 초마짬뽕 (1,322) |
케틀칩 (565) |
통큰 블록 (805) |
3 |
피코크 원두커피 (1,185) |
파이니스트 소스 (459) |
L맥주 (380) |
4 |
솔루시안 리페어 (1,053) |
파이니스트 원두커피 (398) |
손큰 소스 (379) |
5 |
피코크 파전병 (1,082) |
심플리 맥주 (387) |
초이스엘 샘물 (336) |
6 |
피코크 김치 (911) |
여우랑면 (360) |
손큰 라면 (251) |
7 |
노브랜드 감자칩 (852) |
테스코 디저트 (254) |
손큰 피자 (183) |
8 |
불닭볶음밥 (823) |
테스코 그늘막 (229) |
통큰 홍삼 (162) |
9 |
피코크 샐러드 (717) |
파이니스트 샴페인 (225) |
손큰 두부 (90) |
10 |
솔루시안 젠틀맨 (714) |
테스코 와인 (225) |
통큰 초코파이 (85) |
인기 카테고리 |
간편가정식, 디저트, 스낵, 스킨케어 |
주류 |
즉석식품 외 식품류 |
# 편의점 PB에 대한 소비자 평가
*단위: 버즈량(건)
CU는 도시락과 빅요구르트∙멜론우유와 델라페∙믹스커피 등 커피∙유제품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많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CU의 도시락 PB인 ‘백종원도시락’은 지난 12월에 출시되어 가장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제품과 비슷한 버즈량과 긍정점유율을 보입니다. ‘백종원도시락’은 연관 키워드로 ‘푸짐하다(467번)’라는 단어가 경쟁 제품보다 많이 언급되었으며, ‘육류(고기) 반찬(1,005번)’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가성비에서는 최고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CU의 ‘빅요구르트’는 특히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대표적인 PB상품으로 손꼽힙니다. CU가 마시는 요구르트의 3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청소년이 아니라 20~30대 여성이 주 고객층으로 젊은 여성들은 60ml 사이즈 요구르트 4~5개를 한꺼번에 마시고, 너무 단 맛은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CU는 일반 제품의 4.5배 크기에 단 맛이 덜한 PB 요구르트를 시장에 내놓았고 이 제품의 판매량은 NB상품의 4.8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 외 CU의 ‘콘소메맛 팝콘’은 자사∙경쟁사의 다양한 팝콘 제품을 제치고 가장 많은 버즈량을 나타냈습니다.
*단위: 버즈량(건)
GS25는 라면, 도시락 등 식사대용품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2015년에 가장 인기 많았던 PB상품은 ‘오모리김치찌개라면’으로, PB 라면 중 독보적인 버즈량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2014년 12월에 출시된 이후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봉지라면, 용기라면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홍석천의 ‘홍라면’ 시리즈도 인기입니다. 이런 라면에 참치나 치즈 등을 추가하여 먹는 라면 모디슈머(Modisumer: Modify(수정하다, 바꾸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들의 레시피가 SNS 등을 통해 공유되면서 PB 라면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GS25의 효자상품에 도시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혜자스럽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김혜자도시락’은 경쟁 제품 대비 버즈량과 긍정점유율(78%)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바쁘고 외로운 현대인들이 도시락을 먹으면서 ‘행복(1,949번)’과 ‘사랑(1,254번)’이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에서 ‘김혜자도시락’이 소비자의 감성적인 영역까지 터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위: 버즈량(건)
세븐일레븐은 ‘수박∙코코넛 우유’ 등 차별화된 이색 가공우유를 선보여 소셜미디어 상에서도 좋은 반향을 일으켰으며, 타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도시락 상품이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이색 가공우유 외에도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전자동 드립 방식 커피 ‘세븐카페’를 도입했는데, 경쟁사의 드립커피 브랜드 대비 많은 버즈량을 나타냈습니다. 편의점 업계가 올 초부터 1천원대의 ‘저가 원두커피’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어 편의점 ‘저가 커피’가 중저가 커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PB 상품인 ‘혜리도시락’ 역시 소셜미디어 상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면서 세븐일레븐의 도시락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전년도 도시락 매출의 2배로 증가했습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세우는 PB 전략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취급품목이 많은 대형마트는 자체 브랜드에 특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강화하여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도움을 주는 전략을 펼친다면, 접근성이 높고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여 차별화된 스타 아이템을 만들어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입니다.
경제 불황에 맞서 좋은 품질의 좀 더 값싼 상품을 찾는 수요와 마케팅∙유통 마진을 최소화하여 수익을 확보하며 매출을 늘리려는 유통업계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PB상품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통사들은 PB상품의 하자나 제조사의 부정적인 이슈 등에 대한 위기 관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빅요구르트’의 사례처럼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차별화된 PB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 정기적인 소셜미디어 데이터 모니터링 및 분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