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대립으로 혼란스러웠던 2019년 소셜미디어 여론
다사다난했던 2019년도 이제 어느덧 끝이 보이고, 거리와 상점에는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 2019년을 되돌아보면 한 해동안 정치, 사회, 외교, 문화 분야에서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토픽에서는 2019년에 일어났던 주요 사회 이슈들을 대상으로 11개월 간 소셜미디어 버즈량을 측정하여 선정된 상위 10개 키워드를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버즈량 수치를 확인했을 때 가장 많은 버즈량이 발생한 이슈는 '미세먼지'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서 넷플릭스, wavve(웨이브)와 같은 'OTT서비스', 치열한 교육열을 주제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까지 더해져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스카이 캐슬',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을 계기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본 여행 및 제품을 사지 않는 '일본 불매'가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이 외에도 신규 서비스 반대 및 파업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택시업계와 스마트 모빌리티업계 갈등', '최저임금', '공정사회', '트로트' 가 등장하였습니다. 그럼 이 중에서 지난 버즈 토픽으로 다루었던 주제들을 제외한 네 가지 이슈 키워드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1위. 2019년 초, 대한민국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
봄이면 찾아오던 여느 황사와는 달리 2019년의 봄은 최악의 미세먼지로 인해 유독 힘든 시기였습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지속되어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서 예보와 관련된 뉴스 글 및 소셜미디어 게시글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미세먼지' 키워드는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와 더불어 미세먼지 관련 법안 8개가 통과된 2019년 3월 가장 많은 게시글이 생성되었습니다. 이 때 게시글이 생성된 소셜미디어 채널별 비중을 살펴보면 법안과 관련하여 예보 및 뉴스 보도를 확산하거나 미세먼지 원인으로 중국 영향을 언급하면서 여론을 생성하는 내용을 담은 트위터와 블로그 채널의 비중이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은 게시글이 발생한 3월에 사람들이 미세먼지와 함께 언급한 연관어들을 살펴보면 미세먼지가 원인이 되는 건강 악화 우려에 대한 표현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염증', '기관지', '여드름', 과 같은 질환과 관련한 표현이나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마스크', '공기청정기'와 같은 표현 역시 많이 언급된 주제로 보입니다. 또한 미세먼지 원인과 대책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도 '원인', '중국'의 표현과 2부제 및 주요 규제 정책과 관련된 '차량', '석탄발전'의 표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7위. 택시 업계를 위협하는 새로운 서비스 등장? - '택시 vs.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작년 말부터 이어진 택시 업계의 논란과 갈등은 올해도 계속 되었습니다. 2018년 말 '카카오 카풀' 출시와 관련해서 택시 업계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나고 파업까지 강행하였습니다. 결국 카카오 카풀이 사업 철수를 결정하게 되면서 잠잠해지나 싶었더니, 올해는 '타다(TADA)' 서비스와의 갈등으로 인해 혼란스러웠습니다. 타다 서비스는 관광 산업과 무관함에도 교묘히 법망을 피해 불법 운송 영업을 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택시 업계와 운송 사업의 새로운 변화와 시스템 전환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타다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소셜미디어에서의 반응을 살펴보았을 때, 버즈량이 증가한 첫 번째 포인트는 지난 5월 15일 열렸던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타다 퇴출' 대규모 집회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이와 같은 택시 업계와 모빌리티 서비스 업계의 갈등이 날로 깊어지자 정부가 나서 중재하고자 발표했던 '택시제도 개편안'의 영향을 받아 지난 7월 시기에도 버즈량이 최고점을 보였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의 도입으로 이용자들의 편의를 증대시킬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들이 택시 업계의 강한 반발로 인해 좌절되면서 이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히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느끼는 긍부정 반응을 감성분석으로 살펴보면 갈등 시기들을 겪으면서 결국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제동이 걸리게 되자, 부정 반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볼 수 있습니다.
'택시 논란'과 함께 언급된 연관어들로는 '타다'에 대한 '모빌리티', '카니발' 등이 있으며 '불법', '싸우다' 등 갈등에 대한 표현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안심하다', '안전하다', '프리미엄' 등의 표현을 통해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더 나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9위. 1020부터 4050 연령대까지, 모두가 바라는 '공정사회'의 모습
지난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조국이 지명된 이후 제기된 여러 논란으로 주요 대학교를 중심으로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되었고, 임명 이후에는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까지로 확신된 '조국 논란'과 함께 대한민국 사회에 '공정사회'라는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았습니다. '공정'이라는 가치가 떠오르게 된 결정적 계기인 '조국' 키워드에 대한 버즈량은 8월 부터 크게 상승하면서 가장 논란이 뜨거웠던 9월에만 약 7백 80만 건의 버즈량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이슈 키워드 1위를 차지한 '미세먼지'의 최고점인 3월 버즈량보다도 약 4.5배 높은 수치로, '조국'을 둘러싼 논쟁이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큰 화제가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이 아닌 가족들의 인맥, 소위 '빽'을 활용하여 부당하게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 및 부조리를 느껴 집회 장소로 나간 일부 대학교 젊은 세대부터 부모 세대들과, 이와 반대로 조국의 주장을 지지하는 입장들의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건의 영향으로 버즈량 역시 2019년 9월에 가장 최고점을 보이고 있으며, 채널별 비중을 살펴보면 비교적 블로그 비중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관련 뉴스 보도들을 인용하며 본인의 정치적 성향과 더불어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에 대한 불만과 사회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활용된 매체로 보여집니다. 사람들의 의견은 '공정'에 대한 연관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워드 클라우드에서 논란의 중심이었던 '조국'과 '검찰'이 가장 두드러지며, 이 밖에 '분노하다', '비판하다', '맞서다'와 같이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불만의 표현과 '개혁', '정의'와 같이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표현들을 볼 수 있습니다.
10위. 중장년층의 아이돌 등장, 젊은 세대들도 관심보이는 '트로트' 열풍
요즘 중장년층 어른들이 열광적으로 큰 호감을 보이는 어른들의 '아이돌'이 있습니다. 바로 '미스트롯'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우승한 '송가인'이 그 주인공입니다. 트로트 장르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었던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은 대한민국의 종합편성채널에서 2019년 예능 프로그램 부문 최고 시청률 1위를 경신하는 등 방영 당시 뜨거운 화제를 모았습니다. 프로그램의 인기는 곧바로 프로그램 출연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는 트로트의 전성기를 견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19년 말에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활동명으로 트로트 가수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내용을 통해 젊은 세대들도 트로트라는 장르에 더 많이 접하게 되고 자연스레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버즈량 추이에서도 이러한 영향을 볼 수 있는데, 미스트롯이 방영된 연초부터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며 5월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잠시 주춤하며 감소하던 버즈량이 다시 11월에 송가인의 단독 콘서트와 '놀면 뭐하니? - 뽕포유' 에서 트로트 가수 유산슬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면서 다시 버즈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트로트' 키워드 게시글이 가장 많이 발생한 5월의 연관어들을 살펴보면, 단연 '미스트롯'과 관련된 연관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승자 '송가인'에 대한 표현은 물론 '나훈아', '홍자', '홍진영' 등 다른 트로트 가수에 대한 언급이 발생했으며 그리고 채널별 비중에서도 보이듯이 다른 주제에 비해 동영상 비중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난 것처럼 중장년층이 트로트를 듣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유튜브'에 대한 언급도 등장하였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간단하게 2019년 주요 이슈들을 돌아보았는데요, 지금까지 살펴본 이슈 키워드 이외에도 각 분야별로 미처 언급하지 못한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최근 발표된 올해의 사자성어로 다수의 교수들이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머리가 두 개 달린 새인 '공명조'가 나오는, 한 쪽 머리가 죽으면 다른 쪽 머리도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인 '공명지조(共命 之鳥)'가 꼽혔다고 합니다. 즉,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논란과 분열이 많았던 올해 사회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2019년은 누군가에겐 행복한 기억들이 많았던 한 해였을수도, 누군가에겐 유독 힘든 기억들이 많았던 한 해 였을수도 있습니다. 모두 얼마 남지 않은 12월 마지막 날들을 잘 마무리하고, 다가올 2020년을 위한 알찬 계획을 세워보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기분 좋고 행복한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