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광고 시대의 '네고왕'
2019년 말, 초중고생을 중심으로 한 장래희망 조사에서 유튜버 등 콘텐츠 플랫폼의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해당 순위는 4위인 의사를 제쳐 유튜브에 대한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YouTube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인기의 배경에는 크리에이터들의 수입이 있습니다. YouTube를 통해 한 달에 30억을 버는 크리에이터도 있다는 기사 등이 심심치 않게 쏟아져 나오며 광고 수익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TV 광고와 달리 특정 브랜드 또는 상품 협찬을 통한 직접 언급이 가능하여 이로 인한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해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 7월 업체로부터 협찬 또는 광고비와 같은 대가를 받은 것을 고지하지 않은 동영상 콘텐츠를 게재하는 이른바 ‘뒷광고’ 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초반 특정 스타일리스트 및 가수 등 개별 크리에이터의 문제로 시작된 뒷광고 논란은 뷰티, 의료 등 다양한 채널 크리에이터로 확산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10~30대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끈 먹방에서 크게 번지며 유명 유튜버들의 해명과 사과 등이 연이어 발생하며 동영상 플랫폼에서의 광고 콘텐츠 및 협찬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었습니다. 단순히 크리에이터 및 콘텐츠에 대한 부정 여론에 머물지 않고 관련 법규의 미흡함, 이를 파고든 업체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동영상 플랫폼이 TV광고 대비 법적인 규제가 적은 것을 잘 활용하여 콘텐츠 소비자의 호평을 이끌어낸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네고왕’ 1회에 참여한 ‘BBQ치킨’입니다. ‘BBQ치킨’은 공교롭게도 8월 초 먹방 채널 뒷광고 논란에서도 언급되는 브랜드였습니다. 유명 유튜버에게 치킨을 공급했으나 이에 대해서 협찬임을 기재하지 않아 유튜버의 이름과 함께 해당 치킨 브랜드가 언급되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논란 직후 ‘네고왕’ 채널에 기업 회장님까지 출연하면서 여론이 반전되었습니다. 2020년 8월 5일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채널이 화제의 중심에 오르며 과거 협찬을 진행했던 ‘BBQ치킨’에 대한 언급이 증가하기 시작하던 시점에 해당 브랜드의 ‘네고왕’ 출연 내용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부정적인 이슈는 소폭 증가하였다가 진화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네고왕’ 에피소드 내용은 지속적으로 반응을 불러일으켜 2020년 9월 현재 해당 동영상의 조회수는 6백만회를 넘었으며, 동영상이 게재된 지 1주일 뒤인 8월 14일부터 8월 31일까지의 기간 동안 평균 약 185건의 버즈가 발생하며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이끄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BBQ치킨’은 이 기세를 몰아 ‘네고왕’ 에피소드 공개 직후 기업 총수가 약속한 대로 자사 멤버십 앱을 설치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7,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자사 앱인 ‘BBQ치킨 앱’의 순이용 자수가 이벤트 시작 주간인 8월 3일 주간에 이벤트 시행 직전인 7월 27일 주간 대비 약 107배 증가하고, 그 다음 주에도 1.5배 증가하였습니다. 이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앱을 다운로드하고 ‘BBQ치킨’의 ‘딹멤버십’에도 가입을 해야만 하므로 할인 행사를 통해 ‘BBQ치킨’의 ‘딹멤버십’ 가입 고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앱 이용 성과도 동시에 거둘 수 있었습니다.
‘네고왕’ 에피소드 출연 이후 ‘BBQ치킨’에 대한 선호도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뒷광고 논란으로 인해 2020년 8월 3일 주간과 8월 10일 주간에는 ‘BBQ치킨’에 대한 긍정 게시글 상대 점유율이 ‘뒷광고’ 논란 이전 대비 감소 추이를 보였으나 8월 17일 주간 본격적으로 ‘네고왕’ 중심으로 브랜드 화제가 전환되면서 긍정 게시글 상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이며 기존의 수치를 회복하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어느 정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네고왕’도 YouTube 채널의 콘텐츠라는 형식을 빌려 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협찬으로 이루어지는 콘텐츠로 마케팅 프로모션 활동의 일환인 것은 명백합니다. 소비자는 이러한 맥락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브랜드와 협력하여 만든 콘텐츠임을 솔직하게 밝힌 것에 대해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되려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텔링이나 제품이나 기업에 대한 정보에 대해서도 재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TV PPL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광고의 행태가 바뀌면서 소비자들의 간접광고 수용 행태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스토리 몰입감을 해치지 않으면 오히려 잘 만든 PPL사례로 회자되며 그것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제작비를 위해서 많이 노출해야 한다는 식으로의 직접적인 언급에 너그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는 것과 동시에 여러 논란으로 인해 관련 법 규정도 강화되고있습니다. 이제 기업들도 이러한 트렌드와 관련 법 변화에 발맞춰 광고가 아닌 척, 협찬이 아닌 척 숨기기 보다는 좀 더 재미있고 기발하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에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획기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할지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