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 시즌 개막이 연기 또는 중단된 가운데,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국내 프로야구가 개막하며 많은 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비록 감염병 예방을 위해 무관중 개막을 하면서 직관을 할 수 없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스포츠 팬들은 스크린을 통해서라도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껏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여러 국내 프로 스포츠 중에서도 프로야구의 인기는 단연 돋보입니다. 2017년 9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각 프로 스포츠 리그의 소셜미디어 버즈량을 살펴보면, 프로야구는 대부분의 기간동안 타 종목보다 높은 버즈량을 유지해왔습니다. 늘 많은 버즈량을 발생시킨 프로야구 리그는 올해 5월 무관중 리그 개막을 진행하며 폭발적인 버즈량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각 프로 야구 개막월 기준 버즈량을 비교해 보면 2020년 5월 프로야구의 버즈량은 총 428,134건으로 지난해 2019년 3월 대비 31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 사태 속 프로 야구의 시즌 개막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 섞인 반응 속에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듯 2020년의 프로야구 개막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었는데요, 그렇다면 2020년에는 프로야구와 관련하여 어떠한 새로운 화제가 발생했을까요? 과거 2018~2019년 프로야구 개막 시즌 연관어와 비교하여 올해의 프로야구 화제를 확인해보았습니다.
‘프로야구’와 ‘관람’을 동시에 언급한 게시글의 연관어를 살펴보면, 올해에는 전년대비 새로운 키워드가 다수 나타났습니다. 2018년 개막 시즌 야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세먼지’와 ‘날씨’였습니다. 이 밖에도 ‘응원가’, ‘유니폼’, ‘치킨’ 또는 ‘벚꽃,’ ‘분위기’ 등 봄날씨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하려는 사람들의 설렘이 느껴지는 키워드들이 눈에 띕니다. 2019년에는 ‘경기장’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 응원의 상징 ‘비닐봉지’가 상위 키워드를 차지했으며 ‘HD 방송’, ‘KBS’, ‘SBS’, ‘MBC entertain’등 지상파 중계에 대한 언급 빈도가 높았습니다.
반면 2020년에는 ‘무관중’과 ‘글로벌중계’가 상위 키워드로 나타나 코로나19가 프로야구 관련 화제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중계” 키워드는 코로나19로 자국의 프로 스포츠 리그 경기가 중단되자 미국 스포츠 매체 ESPN과 일본의 SPOZONE 등에서 KBO리그의 중계권을 구매하여 한국야구를 생중계하기 시작한 것과 연관됩니다. 야구에도 한류 바람이 불어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국내 야구팬들은 중계권을 판매하는 과정부터 경기를 중계하는 외신의 반응까지 살피며 버즈를 발생시켜 한국야구의 해외진출에도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해외에서도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례로 소위 ‘빠던’이라고 불리는 배트플립(Bat flip)이 상위 연관어로 등장했는데요, KBO 타자들이 거침없이 배트플립을 하는 모습에 ESPN 중계진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자 그 반응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것입니다. MLB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야구만의 짜릿한 경기문화를 공유하는 ‘#KBO_IS_WILD’(KBO는 거칠다)라는 해시태그가 트위터에서 유행하기 시작했고, 해당 해시태그는 국내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두 달간 143,788회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야구에 대한 해외팬들의 관심은 구글 트렌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SPN이 야구를 중계하는 미국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의 ‘KBO League’ 검색 트렌드를 살펴본 결과, 미국 시각으로 중계가 시작된 5월 3일에 KBO리그에 대한 검색이 최고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관 검색 주제로는 ‘team(팀)’, ‘prediction(예측)’, ‘statistics(통계)’와 함께 NC 다이노스와 전년도 우승팀인 두산 베어스 등 개별 팀에 대한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나 국내 프로야구의 글로벌 중계가 해외팬 유입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프로야구 관련 연관 키워드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네이버’, ‘유튜브’ 등 온라인 생중계 플랫폼의 언급 빈도 증가입니다. 이는 코로나19로 무관중 개막을 하면서 야구장을 찾을 수 없는 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찾게 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 유튜브, 방송3사(KBS, SBS, MBC)가 각각 프로야구와 함께 언급된 빈도수를 산출했을 때, 지상파의 경우에는 일부 개막전과 이벤트성 경기만 중계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언급빈도에 큰 변동이 없는 반면, 네이버와 유튜브는 플랫폼 특성상 전 경기 중계가 가능하여 언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프로야구 & 네이버 동시 언급이 작년의 2배 이상 증가하며 네이버 야구 중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닐슨미디어코리아 방송광고본부의 TV 데이터에 따르면 TV 프로야구 중계 누적 도달자수 기준으로 2020년 개막전은 2019년 대비 약 1.2% 소폭 증가하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온라인 야구중계 시청자 수는 2020년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중계 시청 선호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프로야구 중계 플랫폼 중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네이버를 기준으로, 작년 프로야구 정규 및 포스트 시즌 기간(2019.03.24~10.26)의 데이터와 올해 개막일부터 현재까지(2020.05.05~07.08)의 KBO리그 총누적시청자수 Top10 데이터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올해 5-6월 기간 동안의 총누적시청자수와 전년동기 및 2019 프로야구 전체 기간 동안의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올해 총누적시청자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청한 top10 경기는 주로 야구팬들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는 포스트시즌 경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와 달리 올해는 정규리그 개막월부터 작년 포스트 시즌 결승전보다 많은 총누적시청자수를 기록한 경기들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현재까지 2020년 총 누적시청자수 1위 경기는 6월 13일 두산 대 한화의 경기로, 총 4,060,230명의 누적시청자수가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동기 1위인 KIA 대 LG의 경기보다 약 3.4배 높은 수치이며 작년 전체기간 1위 경기인 두산 대 키움 총 누적시청자수보다 약 34% 높은 수치입니다. 올해 Top10 중 다섯 경기의 총누적시청자수가 3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온라인 중계 시청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온라인 생중계가 프로야구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만약 포스트시즌까지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총누적시청자수 기록은 계속해서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프로야구와 관련한 소셜미디어 버즈 변화와 온라인중계 시청 정보를 살펴보았습니다. 현재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 안팎을 넘나드는 가운데, 지난 26일부터 관중석의 10%를 개방하는 제한적 관중입장이 재개되었습니다. 생활 속 거리두기와 위생수칙이 준수되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관중석도 하루빨리 활기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