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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ies

MZ세대, ‘라방’에 스며들다

마지막 행운의 구매인증 당첨자 발표 드립니다. OOO! 축하합니다! 아유, 우리 맘님들 천사셔. 남이 당첨되도 저렇게 모두 축하한다고 댓글 달아주고 천사셔. 어머, 댓글로 다음 라방이 언제냐고 여쭤보시네요.”

 

TV홈쇼핑이 내 손 안에 들어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소비는 위축되고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이커머스 서비스입니다. 시청자는 라이브방송 화면에서 쿠폰을 다운받을 수 있고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며, 궁금한 점을 댓글로 물어보면 쇼호스트나 판매담당자가 바로 피드백을 줍니다.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판매상품 구성을 장바구니 옵션에서 확인하고 결제할 수 있어 상품 탐색부터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합니다.

(Data Source: Nielsen Buzzword, 분석기간: 2020년 1월 ~ 2021년 3월)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3조 원에서 2023년에는 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라이브커머스를 언급한 소셜미디어 게시글 수 및 온라인기사 수도 20204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TV홈쇼핑이 일방적인 정보 전달인데 반해 라방(라이브커머스 방송)’은 친근하게 아이디를 불러주고 인사를 건네며 격없이 애드리브를 주고받습니다. 또한 궁금한 점을 댓글로 달면 바로바로 답을 해주거나 시연해 보입니다. 쇼호스트는 전문적인 쇼호스트 뿐만 아니라 판매 담당자나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데요, 쇼호스트는 불이 꺼진 백화점 매장을 습격해 물건을 판매한다거나 지역 산지에 직접 가 쇼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포맷과 볼거리, 즐길거리로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콘텐츠를 선사합니다. 유튜브 스트리밍 방송에 익숙한 MZ세대는 예능방송을 보듯이 라방을 시청하고 쇼호스트와 상호 소통합니다. 이렇게 잘 형성된 라포(Rapport, 신뢰와 친근감을 바탕으로 형성된 관계) 안에서 구매전환율은 매우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지난해 대한민국 동행세일행사를 진행하면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중소·소상공인의 판로를 지원하고 지역농수산물 판매하여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올해도 온라인·비대면 중심인 라방으로 내수 진작을 위한 대형 할인 판매행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앞서 라이브커머스 버즈량과 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어떤 플랫폼 사업자가 온라인 상에서 많이 언급되는지, 또 어떤 토픽 키워드와 함께 언급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Data Source: Nielsen Buzzword, 분석기간: 2021년 1분기)

 

라이브커머스 플랫폼별 버즈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가 지난 분기 대비 8.6% 증가한 59.8%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뒤를 카카오가 뒤쫓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쿠팡과 배달의 민족이 지난 분기 대비 점유율이 각각 2.1%, 1.1%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그립은 지난 분기 대비 순위가 하락한 4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스토어 중에서는 유일하게 현대백화점이 상위에 올랐으며, 좋합쇼핑몰 중에서는 CJmall이 지난 분기 대비 버즈량이 0.7% 오르며 6위로 확인되었습니다.

(Data Source: Nielsen Buzzword, 분석기간: 2021년 1분기)

 

상위 사업자들 관련 주요 토픽 키워드를 살펴보면,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네이버페이 간편 결제 및 일정 시간동안 라방을 시청하기만 해도 N포인트가 적립되는 것이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유인으로 보입니다. 실제 포인트 적립만을 위해 라방 일정을 기록하고 포인트 적립법을 공유하는 체리피킹 콘텐츠도 다수 보입니다. 또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파워등급 이상이면 누구나 방송이 가능하고, 수수료도 다른 플랫폼에 비해 저렴한 편이어서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다만 동시방송 수가 많아 시청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기획과 광고 노출이 필요합니다.

 

반면 카카오 쇼핑라이브는 폐쇄적인 성향을 띕니다. 카카오스토어 입점 업체 기준으로 카카오에서 선정한 브랜드만 방송을 할 수 있고, 사전 협의와 승인 과정이 까다롭습니다. 대신 카카오는 전문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하루에 1~2개 정도만 방송하기 때문에 쇼핑하기 탭에서의 노출이나 사전 홍보 효과가 높고 방송 진행과 내용이 매끄럽고 전문적입니다. 실시간 채팅이 방송화면에 노출이 되지 않고 채팅 질문을 브랜드사와 라이브MD가 답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라방에 비해 쇼호스트와 쌍방향 소통을 한다는 느낌은 적은 편이라 댓글이 활발하지는 않습니다.

 

쿠팡라이브는 이제 막 베타서비스를 시작하여 아직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안착하지는 못했으나 네이버, 카카오 못지 않은 MAU(월 이용자 수)와 충성도 높은 로켓와우 회원 수를 가지고 있어 향후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등록된 크리에이터가 상품을 소개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인도 일정 요건만 갖추면 활동할 수 있고 팔로우 기능이 있어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방송을 찾아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 IPO,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풀필먼트 등 쿠팡의 공격적인 행보와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을 뿐, 실제 소비자들의 서비스 경험 후기는 적은 편입니다.

 

(Data Source: Nielsen Buzzword, 분석기간: 2021년 1분기)

 

국내 최초의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은 전문 판매 크리에이터인 그리퍼를 주축으로 그립만의 독특한 문화가 잘 형성돼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리퍼를 팔로우하고 소통하며 충성 고객이 됩니다. 그리퍼들은 오프라인 매장 습격, 퇴근길 방송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재미있는 방송을 진행하며, 시청자들과 일상 이야기도 주고받고 댓글을 달거나 구매한 사람들의 닉네임을 기억했다가 아는 체를 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특정 그리퍼를 팔로우하는 팬이 되고 이들이 그리퍼들이 판매하는 상품의 단골고객이 되는 락인효과(Lock-in Effect)를 누립니다.

 

현대백화점은 매장이나 브랜드 단위로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하고, H몰을 통해서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판매자가 되기도 하고, 플랫폼이 되기도 하죠. CJmall은 유아전집, 매트, 베이비룸 등 3040 엄마들을 타겟으로 한 라이브커머스 기획전을 많이 선보이며 다양한 할인과 증정품으로 맘 커뮤니티에서 관련 버즈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라방의 대박 구성을 놓친 엄마들은 아쉬움을 표하며 다음 라방 일정을 기대한다는 콘텐츠도 다수 보였습니다.  

 

한편 부정이슈에 민감한 MZ세대는 라이브커머스의 쇼호스트나 콘텐츠 내용이 부적절하면 적극적인 이슈 제기 및 확산을 통해 브랜드의 피드백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지난 12월 매일유업은 그립의 라이브커머스 진행자가 선천성 대사질환 환아들을 위해 특수분유를 생산하는 매일유업의 착한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는 인물임을 지적 받아 사과문을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TV홈쇼핑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허위·과장 광고 방송이 실시간으로 송출되어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고 콘텐츠가 보관되지 않기 때문에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서비스 자체가 미흡한 경우도 많고, 진행자에 대한 관리감독 및 사전교육 등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해야 할 최소한의 장치도 필요해 보입니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이제 막 날개를 편, 라이브커머스. MZ세대를 넘어 기존 TV홈쇼핑에 익숙한 시니어까지 끌어안고 미흡한 서비스와 제도가 보완되어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