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2월 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 간 전 세계를 ‘들었다 놨다’한 Sochi 2014! 이상화 선수의 올림픽 2연패부터 김연아 선수의 판정 논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웃고 울렸던 동계올림픽과 관련하여 온라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화제였을까요? MyBuzzword를 통해 Sochi 2014 이모저모를 파악해 보겠습니다.
김연아 프리 스케이팅 경기 전후에 버즈량 급상승
동계올림픽 관련 버즈량은 한국 시간으로 2월 8일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2월 12일 이상화 선수의 올림픽 2연패 소식으로 전일 대비 1만 건 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16일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 선수의 쇼트트랙 1000m 금메달 획득과 심석희 선수의 쇼트트랙 1500m 은메달 획득 소식으로 버즈가 소폭 상승하였습니다. 퀸연아와 분노한 대한민국의 힘으로 여자 피겨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있었던 21일 버즈량은 소셜미디어를 기준으로 전일 대비 3배, 개막식부터 여자 피겨 쇼트 프로그램 경기가 시작되기 이전까지 일평균 버즈량의 6배 가량 폭증하였습니다. 좀더 효과적인 비교를 위해 선수별 버즈량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선수별 버즈량을 비교해보면, 역시 김연아 선수의 버즈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냅니다. 뒤를 이어 이번 동계올림픽의 MVP로 손꼽히는 동시에 우리나라에선 논란의 중심축이었던 안현수(빅토르 안) 선수가 버즈량에서 2위를 점했습니다. 3위는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해 준 이상화 선수가 차지했네요. 가장 많은 버즈량을 기록한 김연아와 안현수 선수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선수에 대한 고마움과 편파판정 및 귀화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드러나
김연아 선수와 관련해서는 ‘연아야 고마워’ 검색 운동과 더불어 ‘고맙다(약 52만 번)’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이어서 ‘응원하다(20만)’, ‘자랑스럽다(19만)’, ‘행복하다(17만)’, ‘감동하다(15만)’이 상위로 랭크된 반면, 편파판정과 관련하여 ‘분노하다(13만)’, ‘울컥하다(9만)’, ‘화가 나다(7만)’와 같은 부정어가 많이 언급됐습니다. 키워드 빈도수로 풀어보면 편파판정에 대한 분노보다는 김연아 선수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찬사를 더 많이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현수 선수에 대한 감성어 역시 ‘응원하다(9만)’, ‘축하하다(7만)’와 같은 긍정적인 표현이 상위로 랭크되었습니다. 반면에 빙상연맹에 대한 비난과 김연아 선수 경기 후 일부 네티즌들이 러시아와 안현수 선수를 동일시하여 안 선수를 욕 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올림픽 광고 ― 삼성·기아는 웃고 E1은 울어
삼성, 코카콜라, P&G를 비롯한 올림픽 공식후원사와 엠부시(Ambush) 마케팅을 한 기아자동차와 대한항공 등 많은 기업들이 올림픽 특수 효과를 노려 광고전(廣告戰)에 참가했습니다.
‘모두의 올림픽!’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삼성전자는 ‘리얼타임 팩션’ 광고로 긍정적인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삼성은 12일 0시 40분 이상화 선수가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경기 종료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전 2시 24분 ‘이상화 올림픽 2연패’라고 쓰인 응원 문구가 등장한 ‘초스피드’ 온라인 광고를, 오전 6시 27분에는 지상파 광고를 선보이면서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온라인 반응을 보면 ‘기록 나오자마자 광고 만들었는 듯. 바로 새로운 광고 나옴’, ‘와 삼성 광고 진짜 잘하네 이상화 현장응원 생중계인 줄’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반면 피겨 스케이팅 경기 이후 포털뉴스 댓글에는 삼성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 도배되기도 했는데요. 빙상연맹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인 것으로 알려지며 김연아 선수에 대한 연맹 차원의 대응이 없는 것은 러시아 내 삼성 제품의 불매운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습니다.
이상화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기아자동차는 비공식후원사로 IOC 규정에 따라 올림픽 기간 내에 이상화 선수가 등장하는 광고를 내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 전에 이상화 선수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먼저 노출시키고 올림픽 기간 내에는 이 선수를 간접적으로 연상시키는 광고를 내보내면서 홍보 효과를 누렸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역동성과 자동차 엔진의 스피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시너지 효과를 누림과 동시에 이상화 선수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올림픽 성과가 맞물리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는데요.
게시글 내용을 보면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따주는 바람에 기아자동차가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인기 종목임에도 꾸준히 선수를 후원해온 보람이 있네요’, ‘너무 멋있는 이상화 선수가 등장하는 기아자동차의 광고 간단하고 강렬하고 멋있다’, ‘자동차 광고 모델로 나오면 딱! 빙속을 질주하는 모습과 자동차 이미지를 대비시켜…’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주로 나왔습니다. 한편 IOC 규정에 따라 이상화 선수가 등장하는 광고를 노출시킬 수 없는 기아자동차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기아 K5 누가 봐도 이상화처럼 보이게 차려 입고 광고’, ‘누가 봐도 이상화를 연상시킨다. 이상화를 출연시켰어야지’와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 E1 광고 캡쳐
이와 반대로 김연아 선수를 앞세우고도 뭇매를 맞은 기업이 있습니다. LPG업체인 E1인데요. 선수 개인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광고 카피로 쓴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선수에게) 부담되다’, ‘열받다’, ‘짜증나다’, ‘오바다’와 같은 부정적인 감성어가 언급되었고, ‘광고를 보고서 빡친 한 팬이 만들었다는 “당신은 김연아입니다” 패러디 광고(트위터 메시지 원문 인용)’가 트위터에서만 1천 만 건 이상이 RT되었으며 카카오톡 등 폐쇄형 SNS를 통해서도 널리 확산되었습니다. 이 영상은 현재 18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많은 감동과 함께 논란거리를 남긴 Sochi 2014.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과 과제를 안겨 줍니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반추 삼아 ‘올림픽 정신’이 빛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