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극장을 찾은 연간 관객수가 사상 처음으로 2억 명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2억 관객 시대’의 포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극장가의 호황’ 뒤에는 극장가의 흥행을 이끈 한국 영화의 저력이 있습니다. 2013년 12월 현재를 기준으로, 올 한해 5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한국 영화는 무려 8편(7번방의 선물, 설국열차, 관상,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에 이르며, 이는 작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영화의 흥행을 위해 출연 배우들을 동원한 시사회와 언론 인터뷰, 이벤트 등 공격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이 전개되곤 하는데, 이러한 마케팅 활동에 따라 영화 흥행이 점쳐지기도 합니다. 반면, 큰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공감할 만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갖춘 영화가 있다면,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영화를 관람하고 입소문을 퍼트리고 소셜 미디어상에서 추천을 하게 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영화의 홍보로 이어져 극장가로 관객들을 불러모으곤 합니다.
물론 개봉 전에 확실한 홍보를 한다면야 효과는 더 클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경우 관객들이 영화 관람 이후 소셜 미디어 상에 자발적으로 남긴 영화 후기 및 리뷰들을 통해 관객몰이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고, 개봉 후에도 꾸준한 입소문을 통해 흥행세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올 한해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 영화 4편을 선정하여 관람객수와 버즈 간에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버즈워드”를 통해서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던 ‘설국열차’,’ 7번방의 선물’, ‘관상’, ‘은밀하게 위대하게’ 총 네 편의 영화를 선정하여 개봉 전•후 버즈량과 영화 관람객수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두 변수 사이의 관계성을 드러내는 상관계수 결과는 설국열차(0.9725), 7번방의 선물(0.8683), 관상(0.9348), 은밀하게 위대하게(0.7652) 네 편 모두 1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며, 관계가 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에서 1사이의 값으로 나타나는 상관계수는 일반적으로 0.5이상일 경우 관계가 있고, 특히 0.7 이상일 경우 깊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통계표 중의 하나인 회귀모형의 적합도(Regression)를 통해서 ‘X(독립변수)’를 ‘주말관람객수’로, ‘Y(결과변수)’를 ‘버즈량’으로 설정하고 분석한 결과, 선정된 영화 네 편 모두 '주간 관람객수'가 '버즈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분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귀모형 적합도 관련 설명>
이에 대한 예시로 올한 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과 관련된 온라인 상의 버즈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 ‘7번방의 선물’ 영화 게시글 산출 조건 = ‘7번방의 선물’ 단어 포함한 게시글
영화가 개봉된 1월 23일 이전부터 WoM(Word of Mouth, 입소문)을 타며 버즈량이 점점 급증하기 시작했던 이 영화는 본격적인 흥행가도에 들어선 개봉 주간 이후에도 높은 버즈량을 유지했습니다. 이 그래프는 영화의 주간 관람객 수와 영화 버즈량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두 그래프가 같은 추이를 보이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봉 이후 10주차 부터 버즈량이 소강기에 접어들고, 11주차에 들어서면서 특정 온라인 사이트에서 영화 ‘7번방의 선물’ 다운로드 정보에 대한 게시글이 작성되며, 이에 ‘영화 다시 보기’라는 타이틀로 잠시 높은 버즈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소셜 미디어 상에서 온라인 이용자들은 어떠한 사이트(블로그, 카페 등)를 통해 게시글을 생성했으며, ‘7번방의 선물’ 과 동시에 언급되는 주요 키워드는 무엇이었는지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온라인 채널별 점유율을 확인해 보면, SNS가 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SNS 상에서 여러가지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버즈량의 확산에 어느정도 기여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SNS의 경우 다른 채널보다 개인의 감성과 의견이 빠르게 공유 되고 확산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개봉 전후 영화에 대한 홍보의 주요 채널로 활용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객들은 블로그를 통해서 주로 후기/리뷰를 공유하고 영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으며, 카페나 게시판을 통해서는 영화를 추천을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온라인 이용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생성하고 있는지 ‘재미’, '감동', ‘리뷰/추천’, '스토리 구성', ‘이벤트’를 주요 속성으로 선정하고 분석한 결과 ‘7번방의 선물’과 동시에 언급한 게시글 중에 ‘재미(5%)’와 ‘감동(7%)’ 과 같은 감성적인 키워드를 함께 언급하고 있는 경우가 ‘탄탄한 스토리 구성(2%)’ 이나 ‘이벤트(1%)’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보다 높았습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안기고 정서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 영화는 사전 프로모션에 힘 입지 않고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위의 7번방의 선물의 예시와 같이 관객들은 개봉되는 영화 중에서 어떤 영화를 보아야 할지 선택하는 시점에, 온라인 상에서 후기 및 정보를 확인하고, 의견을 묻고, 추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영화사와 배급사들도 이러한 관객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영화 개봉 전후에 SNS,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꾸준히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이후 차기작에 대한 마케팅의 툴로서 활용하는것이 좋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2014년에는 어떤 영화가 500만 관객 혹은 1,000만 관객의 주인이 될지, 버즈워드를 통해 그 흥행을 점쳐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