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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ies

당신은 지금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까?

작년 봄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던 남동생이 불쑥 고양이 어리를 입양하였습니다. 몇 개월 후 동생은 혼자 집에 있는 딸내미 어리가 안쓰럽다며 아들내미인 뽀레옹을 입양했습니다. 제 한 몸 건사하기도 빠듯한 자취생이지만 고양이들은 유기농 사료와 수제간식을 먹이고 때때로 영양제도 섞어 줍니다. 예쁜 아들내미가 실례를 한 침대 매트리스는 버리고 바닥 생활을 할지언정 어리에겐 생일 기념으로 3층 높이의 캣타워를 선물해 줬습니다. 동생 덕에 전 간혹 집사 노릇을 하기도 하며 강제로 고다,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라는 네이버 카페에도 가입했습니다.

 

통계청이 연초에 발표한 「통계로 찾은 2014 블루슈머[1] 6」에서는 반려족을 떠오르는 블루슈머로 선정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고 한국의 펫비지니스 시장은 4~5조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2].

 

농협경제연구소의 「애완동물 관련시장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증가한 요인을 크게 아래와 같이 두 가지로 나눴습니다.

사회적 요인: 인구 구조의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스트레스 사회 등

의식 변화: ‘애완동물을 가족구성원, 동반자 등 반려동물로 인식하게 됨



특히 추세를 보면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는 2000 15.6%에서 2012 25.3%로 비중이 크게 늘어 우리 사회의 가장 흔한 형태였던 4인 가구를 앞질렀습니다. 적적한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난 것이죠.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려동물 버즈량은 2013년 하반기 이후 점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4년의 반려동물 게시글 총 80,696건 중 30%가 입양/분양에 관한 글입니다. 동물로는 고양이 > /강아지 > 햄스터 > 토끼 순으로 버즈량이 많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주로 포털사이트의 카페나 지식검색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며 오늘의 유머나 디시인사이드, 인스타그램 등에 반려동물의 사진과 일상을 올리기도 합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는 ‘#멍스타그램’, ‘#냥스타그램이란 태그를 단 게시글이 각각 약 40만 건, 20만 건에 이릅니다.

 

반려동물 관련 영향채널 TOP5(카페/커뮤니티)





반려족의 수요 증가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대한 가구당 연평균 지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련 물품 지출액이 2000년 이후 급상승한 것은 애완동물의 반려동물화[4]에 따른 관련 용품 구입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반려동물 버즈 내 연관 키워드는 사료/관련 용품 > 수의/진료 > 기타 서비스 순으로 많이 언급됩니다.

 

반려동물 관련 연관 키워드 TOP10


반려동물의 건강을 고려하여 고급 유기농 사료와 간식에 대한 수요가 높으며 식품이나 목욕용품 등의 성분과 브랜드(11)를 꼼꼼히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반려동물을 위한 가구나 옷 등도 디자인을 중시하며, 오락을 위한 장난감(15)도 많이 구입합니다. 반려동물을 가족구성원으로 인식하면서 장례 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관련 광고가 상위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이외에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과 앨범 제작을 의뢰하는 일도 많아진 듯 합니다. 인기 있는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는 사진 > 웹툰/만화 > 동영상 > TV 프로그램 순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들은 반려동물의 털 날림을 가장 큰 고민거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여행 시 혼자 남을 반려동물을 걱정하는 버즈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동물병원뿐만 아니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도 반려동물을 위한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특히 동물병원에 한 번 다녀오면 허리가 휘청합니다. 동물보험은 아직 시장형성 초기단계입니다. 2013 1월부터 반려동물등록제의 시행이 확정되자 일부 보험사가 순수 보장성 상품을 출시하였으나 다양한 보험상품이 부족하여 대부분 비싼 수의의료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한 사례와 동물보호센터의 수용 능력 한계로 버려진 동물 중 절반 가까이가 열흘 내 안락사되거나 폐사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이나 연예인들도 참여하여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블루오션을 잡기 위해 동물병원이나 반려동물업종 등에서 결제 시 할인 혜택을 주고 카드 운용 수익의 일정 비율을 유기동물 지원 등을 위해 공익기금으로 조성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 천 만 시대. 다양한 관련 용품과 서비스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의료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크고 의료사고와 분쟁이 빈발하는데도 제도적인 보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으로 유기된 동물들로 인해 사회적 갈등과 논란이 불거져 나오고 있어 제도적·의식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1] 블루슈머(bluesumer)블루오션(blue ocean)’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경쟁자가 없는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 그룹을 일컫는다.

[2] 국립수의과학검역원·한국갤럽,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2010.7.

[3] 통계청, 가구당 가계수지 지출액(도시, 실질)

[4] 반려동물(伴侶動物)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여 애완동물을 사람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뜻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개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