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중동호흡기증후군)’가 대한민국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객은 평시보다 약 22% 가량 감소하였으며 지난 12일 전국적으로 2,903개의 학교가 휴교하는 등 생활 반경을 최소화하는 모습입니다. 메르스 정국이 한 달여 가까이 지속되면서 산업 전반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는데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온라인 이용자들의 관심도는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어떤 화제에 관심을 가지는지, 또 어떤 산업들이 영향을 받았는지 닐슨 코리안클릭의 온라인 버즈 및 트래픽 분석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6월 첫째 주 ‘메르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 폭증
메르스 관련 소셜미디어 버즈와 온라인기사, 포털뉴스 댓글은 첫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6월 1일부터 시작하여 확진자수가 급증한 6월 첫째 주에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둘째 주 주말에 들어서면서 누적량이 다소 완만한 기울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 Nielsen KoreanClick Behavioral Data
주간 버즈량과 PC 검색쿼리수를 비교해 보면 좀더 명확한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6월 1일 주차 주간 버즈량은 전주 대비 약 11배, PC 검색쿼리수는 8배 증가하였습니다. 6월 8일 주차가 되면서 주간 버즈량은 전주 대비 약 34%, PC 검색쿼리수는 43% 가량 감소하였습니다.
메르스 발생 일자별 상위 검색 키워드와 화제 키워드를 통해 관심 화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Nielsen KoreanClick Behavioral Data
5월 18일 주차에 메르스 감염 환자가 처음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검색어가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5월 25일 주차에 확진자수가 증가하면서 국내엔 생소한 질병인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해 탐색하는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6월 1일 주차에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 공개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SNS를 통해 관련 괴담 등이 돌아 발생 18일 만에 정부가 병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관련 검색어 쿼리수도 증가하였습니다. 6월 8일 주차에는 지난 4일 밤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계획 긴급브리핑에서 밝힌 35번 확진자인 의사에 대한 검색어 쿼리수가 전주 대비 약 3.3배 늘어났으며 각 지역별 의심환자와 확진 여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습니다. 지역명이 포함된 검색어 쿼리수를 살펴보면, 창원(716,249) – 용인(662,126) – 김제(442,660) – 전주(423,462) – 성남(275,607) 등 순으로 나타납니다.
소셜미디어 버즈량이 크게 급증하였던 일자별로 화제가 어떻게 이동했는지 살펴보면 좀더 흥미로운 양태를 볼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메르스 관련 버즈가 5만 건을 웃돌았던 5월 29일 주한미군 오산공군 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실수로 배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탄저균과 메르스, 사스, 에볼라의 치사율을 비교하며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데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탄저균 노출 사고와 메르스의 발생 경위 및 대책을 촉구하였습니다.
첫 사망자 발생 이튿날인 6월 2일 출퇴근길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마스크에 대한 이야기도 급증하였습니다. 한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달 20일 발표한 ‘메르스 예방법’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 조롱과 패러디 형태의 콘텐츠가 확산되었습니다. 6월 4일 밤 박원순 서울시장의 긴급브리핑 이후 브리핑 내용과 박원순 시장에 대한 논박이 벌어진 가운데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하지 않는 청와대를 위시한 중앙 정부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강하게 표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메르스 정국이 6월 둘째 주로 접어들며 박 시장이 35번 환자를 언급한 데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었으며 정치적 논박 양상을 보이고 있고, 바이러스 진원지로 전락한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부정 여론도 증가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일부 학교들이 휴교령을 내리면서 휴교 여부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습니다. 한편 방미를 계획했던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부정 게시글이 증가하였습니다.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연기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일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를 내보였습니다.
메르스 발생 이후 정부에 대한 센티멘트를 보면 6월 이후로 긍부정 상대점유율이 교차되면서 부정이 긍정을 넘어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보건복지부의 경우 6월 이후 발생 초기에 발표한 ‘예방법’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투명한 정보 공개의 부재, 바이러스 확산 속도에 반한 컨트롤 타워 기능에 대한 불신 등으로 인해 부정점유율이 긍정점유율을 크게 상회하기 시작하였으며, 신속하고 범정부적인 대응책에 대한 요구가 커졌습니다.
# 뜻밖의 호재를 맞게 된 산업들
* Nielsen KoreanClick Behavioral Data
메르스 사태로 뜻밖의 호재를 맞게 된 산업들도 있습니다. 감염에 대한 위험성과 확산 방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마스크와 손세정제와 같은 위생용품에 대한 버즈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3M 마스크의 경우 6월 첫째 주 버즈량이 전주 대비 23.7배 증가하였으며 둘째 주 역시 전주 대비 1.3배 순증하였습니다. 위생용품들이 품절 사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출을 삼가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장을 보는 행태가 늘어나면서 관련 버즈량도 전년 동기 대비 1.3배 증가하였습니다.
* Nielsen KoreanClick Behavioral Data
마트 3사의 순방문자 수를 보면 모바일에서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PC의 경우5월 25일 주차부터 3사 모두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월 1~11일 마트 3사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이마트 63.1%, 홈플러스 48.1%, 롯데마트 2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PC 순방문자 추이가 메르스의 영향을 일부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메르스 여파로 소비 행태가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르스 사태로 어떤 산업군들이 타격을 받았을까요?
# 메르스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산업들
메르스 사태로 야외활동과 사람들이 밀집·밀폐된 공간에 가는 것을 삼가면서 관련 산업이 일시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연은 잇따른 일정 취소와 연기로 전년 동기 대비 버즈량이 45%나 줄었으며, 면세점이 32.2%, 영화관이 24%, 놀이공원이 18.6% 순으로 엔터테인먼트·관광·유통·레포츠·외식 등 많은 산업군에서 버즈가 감소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야외활동 관련 산업군이 호황을 맞는 계절인 것을 감안할 때 이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 메르스가 발생한지 약 한달 여. 국민 안전에 대한 위협, 정부 통제력에 대한 불신, 정보 공개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마찰, 일시적으로 얼어 붙은 경제…… 정부의 미온적인 초기 대응으로 현재 지역사회·4차 감염 가능성 대한 불안이 계속 제기되고 여전히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되고 각 부처 간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은 ‘공포(분석기간 내 91,358건)’, ‘불안(77,889건)’, ‘답답함(17,996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격리자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환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산재한 데이터의 통합분석을 통해 하루 빨리 추가 확산이 차단되길 바립니다. 해마다 신종 바이러스가 늘어나고 각종 질병이 변이를 거듭하는 이때 메르스 사태를 거름 삼아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선진화된 보건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전염병 관리에 대한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분석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