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겁게 만들어가는 문화 불꽃축제
우리는 현재 가을이라는 시점의 한가운데에 와 있습니다. 다른 계절과는 달리 가을에는 독서의 계절, 식욕의 계절 등 다양한 수식어들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가을을 다르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가을이 다양한 경험을 하기에 적절한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국내 축제 정보를 보면 10월에 축제가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 2016년 국내에서 진행되는 축제 수]
흥미로운 점은 가을에 열리는 축제는 가을이 갖는 의미들을 반영해서인지 다른 계절에 비해 다양한 테마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벚꽃축제나 눈꽃축제 등과 같이 계절적 특성을 살린 축제들도 있지만 가을에 진행되는 축제들을 보면 서울세계불꽃축제, 이태원 지구촌축제 등 자연과는 상관없는 테마의 축제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사람들이 가을에는 자연을 즐기기도 하지만 또 문화에 가까운 축제들을 만들어 즐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문화적인 축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SNS에서 단풍축제와 불꽃축제를 언급하는 글을 비교해 보면 불꽃축제에 대한 글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림 2. 단풍축제 및 불꽃축제에 대한 언급 비교]
# 불꽃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국내에서 열리는 불꽃축제는 서울세계불꽃축제와 부산국제불꽃축제로 대표됩니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2000년부터 한화그룹에 의해 주최되며 매월 10월 초 여의도 공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부산불꽃축제는 2005년에 시작되어 역시 매해 10월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됩니다. 두 축제가 시작되는 10월 전후에 불꽃축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SNS상에서도 많이 이야기되었습니다. 불꽃축제 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리는지 SNS에 작성하는 글을 바탕으로 키워드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연관어가 두 축제와 관련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불꽃축제를 보는 장소로 서울(1,680건)의 여의도(2,209건)와 부산(1,412건)의 광안리(557건)가 많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언급되는 시간대는 주로 가을(649건)의 밤(745건)이며 관람을 위한 명당(255건)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불꽃축제는 불꽃쇼가 핵심이기 때문에 SNS에 사진(1,590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동영상(728건) 자료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불꽃축제를 관람한 사람들이 남기는 후기(277건)에는 하이라이트(607건) 장면에 대한 언급이 많으며 야경(175건)을 보고 배경 노래(150건)를 들으며 당시의 마음(588건)과 추억(142건)을 이야기합니다.
SNS를 통해 사람들은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 잘 모르는 내용을 검증 받기도 합니다. 불꽃축제 관련해서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한 내용 중 하나는 불꽃축제를 관람할 장소에 대한 정보입니다. 불꽃축제를 위한 명당(255건)이 있는지 알아보고(157건) 판매하는(250건) 상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림 3. 2015년 불꽃축제 연관어 분석]
# 불꽃축제를 위한 입장권, 골든티켓
많은 사람들이 불꽃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부산 불꽃축제의 입장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는 운영비 조성을 목적으로 작년부터 불꽃축제 관람을 위한 자리를 유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서울세계불꽃축제는 골든티켓을 획득하면 무료로 좋은 자리에서 불꽃쇼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골든티켓은 응모를 통해 얻을 수 있고 당첨이 되면 동반 1인과 명당에서 관람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골든티켓에 응모하면 즉석에서 당첨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티켓을 얻는데 실패한 사람들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SNS에서 사람들이 티켓 응모에 실패한 사연을 이야기하며 축제를 관람하기 좋은 다른 명당에 대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또 이 자리들도 경쟁이 치열할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좌석 확보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호텔이나 레스토랑과 연계된 패키지 구매를 결정하고 선택권을 의논합니다.
# 패키지에 보이는 관심
그림 4를 보면 작년 대비 올해 서울세계불꽃축제의 패키지에 대한 관심의 비중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산국제불꽃축제의 패키지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했는데 서울 불꽃축제에 비해 크지 않습니다. 부산 불꽃축제의 경우는 패키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이는 부산의 경우 입장권이 유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가를 지불할 생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왕이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른 상품을 같이 찾아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그림 4. 서울 및 부산 지역 불꽃축제 연관어 비중]
그런데 서울 불꽃축제에서 패키지에 대한 관심의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불꽃축제를 명당에서 관람하기 위해 골든티켓 당첨의 불확실성에 의지하기보다 사전에 패키지를 찾아본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는 앞으로 서울 불꽃축제를 찾는 사람들도 부산 붗꽃축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관람하는 행위에 대가를 지불할 생각이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티켓이 무료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불꽃축제에 참석할 것이며 패키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숙박업계에서는 불꽃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패키지를 기획해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텔부문은 서울세계불꽃축제를 한화그룹 소속인 63빌딩에서 즐길 수 있는 불꽃 패키지를 제안했습니다. 이 프로모션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63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불꽃축제를 관람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밖에 여러 호텔에서 불꽃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패키지 상품들을 제시했는데 SNS에서 이슈가 된 호텔들은 순서대로 콘래드 호텔과 글래드 호텔, 켄싱턴 호텔과 롯데시티 호텔 등이 있었습니다.
[그림 5. 불꽃축제 패키지 제안 호텔 언급빈도]
콘래드호텔은 이들 호텔 중에서 가장 먼저 불꽃축제 패키지를 선보였다는 특징이 있었으며 켄싱턴호텔은 불꽃축제를 즐기고 돌아온 투숙객들이 여운을 즐길 수 있도록 파티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롯데시티호텔은 투숙객이 불꽃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스파클링 와인과 치즈를 준비하고 인원이 여럿일 경우를 고려해 3인 패키지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이들 호텔의 특징은 불꽃축제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보다는 것입니다. 다음에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패키지를 기획하기 위해서 실제 불꽃축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 가족과 함께 가는 서울세계불꽃축제
그래서 서울 불꽃축제를 누구와 다녀왔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불꽃축제를 관람하는 장소로 흔히 떠올리는 곳이 63빌딩, 남산타워 등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장소인 만큼 불꽃축제는 연인들을 위한 기회라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의외로 불꽃축제에서 가족과 함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작년의 경우를 봐도 올해 가족의 비중이 더 증가하여 실제 가족과 불꽃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골든티켓으로 동반 1인을 고려해 2명이서 갈 수 있다면 가족은 3인 이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족 구성원이 모두 즐기기 위해서 안전한 자리를 확보하려고 하며 그래서 패키지에 대한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림 6. 서울불꽃축제 인물 연관어 비중 변화]
구체적으로 불꽃축제에서 가족과 함께 있었다고 말하는 글과 연인이 데이트를 즐겼다고 언급하는 글에서 이야기되는 장소에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봤습니다. 1위와 2위는 가족과 연인의 구분없이 공원과 레스토랑이었습니다. 그런데 3위부터 장소가 조금씩 다르게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연인에게는 63빌딩이 불꽃축제에서 세 번째로 많이 언급한 장소였지만 가족에게는 다섯 번째 장소였습니다. 가족은 그보다는 카페에서 불꽃축제를 보는 것을 더 선호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에게 호텔이 4번째로 중요한 장소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인에게 호텔은 여섯 번째 장소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족 단위로 호텔 패키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언급을 뒷받침해주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림 7. 서울불꽃축제 인물별 장소 연관어 비중]
한화그룹은 그 밖에도 불꽃축제를 즐기기 위해 챙길 준비물들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추위를 대비하여 여벌 옷과 담요가 필요하며 추운 바닥에 앉는 경우를 피하기 위해 돗자리를 챙기라고 했습니다. 그밖에 편의시설에 사람이 몰릴 것을 고려해서 간식과 음료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사진을 많이 찍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핸드폰이 방전되지 않도록 보조 배터리를 챙겨올 것을 당부했습니다. 실제 불꽃축제 현장에서 이들 준비물을 얼마나 언급했는지 살펴봤는데 사람들이 돗자리와 담요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담요보다는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돗자리가 1위를 차지하여 많은 구성원이 함께 불꽃축제를 관람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림 8. 서울불꽃축제 아이템 연관어별 언급]
혹자는 이런 내용을 보고 사람들이 함께 즐기기 위해서 만든 축제가 상품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부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전에 알아보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의도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연인보다 가족에게 불꽃축제가 중요한 행사로 다가온다면 가족 구성원이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 사회에서 이제는 사람들의 요구가 반영된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