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1, 5년간 캐릭터산업 매출액 추이]
최근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키덜트’입니다. ‘키덜트(Kidult)’는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 콘텐츠산업 전망>에 따르면 2011년 7조 2천억 원이던
국내 캐릭터산업 매출액은 2014년 9조 1천억 원을 기록하여 무려 20%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캐릭터산업의 성장 요인 중 하나로 키덜트 시장규모의 확대를 꼽았습니다.
본 뉴스플래시에서 소셜리스닝을 통해 ‘키덜트’에 대한 인식 확산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이들이 누구이며 무엇에 관심 있는지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키덜트족을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에 대한 화제성 분석을 통해 성공적인 키덜트 마케팅 활용 사례를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Source: 한국콘텐츠진흥원, ‘2016 콘텐츠산업 전망’, 2016.02]
# 취존(취향존중)시대, 위상 달라진 ‘키덜트’
[그림2, ‘키덜트’ 언급 버즈량 추이]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그림2, ‘키덜트’ 언급 버즈량 추이]를 보면 ‘키덜트’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오타쿠(オタク, 특정 분야에 광적으로 열중하는 사람)’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구매력 높은 소비자들의 등장, ‘취존(취향존중)’, ‘취저(취향저격)’와 같은 신조어의 등장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취미 생활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비주류였던 키덜트 문화는 양지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치열한 경쟁 속에 복고 열풍과 어릴 적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향수가 커지면서 키덜트 문화는 어른들의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최근 다양한 키덜트 관련 박람회가 개최되며, 소셜미디어 상에서도 박람회 관련 정보와 후기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림2]를 보면 2015년 상반기 이전에는 박람회 개최 기간에 키덜트 버즈량이 일시적으로 급상승하는 모양새를 보인 반면에, 2015년 하반기 이후에는 월간 5,000건 이상의 버즈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키덜트’라는 용어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용어가 되었으며 이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 역시 확대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 키덜트족! 그들은 누구이며, 무엇이 그들을 놀게 하는가?
[그림3, 키덜트 제품 언급 영향 채널과 주 이용자]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 PC Behavioral Data]
키덜트족은 과연 누구일까요? 2016년 상반기 키덜트 관련 제품 버즈량의 채널점유율을 살펴 보면 클럽이 37.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TOP10 영향 채널을 산출하여 닐슨 코리안클릭 PC 이용자들의 TOP10 채널 순방문자수를 기반으로 성비를 분석해 본 결과 68.8%가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성연령비 구성으로 나눠 보았을 때 2040 남성이 다른 성·연령대에 비해 해당 채널들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키덜트족의 주 핵심층은 장난감이나 만화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구매력 높은 3040 남성들과 키덜트 제품에 색다른 재미와 인테리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2030 남성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남성은 여성에 비해 쇼핑에 수동적이었습니다. 키덜트 제품의 인기는 곧 남성 고객들의 소비 부활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남성 고객이 살 것만 사는 ‘목적 구매’를 했다면 이제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다양한 제품을 둘러보고 즐기는 ‘가치 구매’를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피규어 한정판이나 고가의 제품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키덜트족. 최근 이들이 주목하는 제품군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림4, 키덜트 제품 월평균 버즈량]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그림4, 키덜트 제품 월평균 버즈량]을 보면 피규어, 나노블럭, 캐릭터상품 순으로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와 같이 전통적인 키덜트 제품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전년 대비 버즈 증감율에서는 고가의 드론이나 전동휠의 버즈량이 급증하였습니다. 이는 키덜트족의 구매력과 가치 소비 행태를 반증하고 있으며, 새로운 키덜트 제품의 시장 진입 역시 수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새로운 핵심 타겟층이 된 키덜트 모시기 전쟁
[그림5, 키덜트 마케팅 사례: 버즈량 비교]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키덜트 모시기 전쟁은 외식·식음료 및 유통업계에서 치열합니다. 가장 기민하게 움직인 곳은 패스트푸드 업계입니다. 맥도날드는 해피밀 메뉴에 슈퍼마리오 피규어를 끼워파는 전략으로 1차 판매 즉시 서울지역 30여개 매장에서 품절사태를 빚었습니다. 어린이용 메뉴인 해피밀의 주요 구매층은 어른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매장 상황과 재고 현황, 구매 인증 등이 공유되며 키덜트들의 구매욕을 상승시켰습니다. 조기 매진된 매장도 주로 사무실 밀집지역인 종로와 서울 시청, 강남 일대인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맥도날드의 성공에 힘입어 롯데리아와 던킨도너츠 등도 유명 캐릭터의 피규어나 인형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편의점이 패스트푸드의 키덜트 마케팅 전략과 유사하게 한정 수량만을 판매하는 ‘헝거 마케팅’ 전략과 ‘매장 방문 유도’를 통한 매출 상승 전략으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합니다. 피규어만 별도 판매하지 않고 총 구매금액이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피규어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피규어 자체로 수익을 올리기 보다는 전체 판매점의 매출 상승을 유도합니다. 또 피규어 뽑기를 통해 랜덤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자신이 갖고 싶은 피규어를 구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당 매장을 방문하거나 일대 편의점 투어를 하기도 합니다. CU는 이례적으로 10개월의 기획·제조 과정을 거쳐 자체 PB 상품인 블록 장난감을 출시하였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1탄 ‘달리는 CU’는 출시 일주일 만에 3,000개 수량이 완판되었으며, 2탄 ‘변신하는 CU’는 5,000개 한정 판매였지만 점포 발주량은 4만 개가 넘었습니다.
외식·식음료 업계 및 편의점이 주로 한시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한다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키덜트 제품 전문매장을 열어 3040 남성 소비자와 가족 단위의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에 비해 매우 한정된 매장 수로 접근성이 제한되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상에서 아직 소수의 마니아층만이 이들 매장에 관심을 갖고 후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키덜트 전문매장 중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는 비교적 높은 관심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림6,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연관 키워드]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일렉트로마트는 피규어, 드론, 가전제품, 화장품 등 키덜트 전문매장 중 가장 다양한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으며, 매장 내에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터’ 역할을 하여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마트 뿐만 아니라 피코크키친 등 부대시설을 함께 이용하고 있어 부수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면 매장을 방문한 키덜트족은 피규어 등이 온라인 전문몰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구매 장벽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일렉트로마트 매장 자체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가격 허들을 낮출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 키덜트 시장의 성장세는 긍정적… 그러나 전세대·전국적 영향 확대는 글쎄
언론 및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키덜트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키덜트에 대한 인식 변화로 키덜트족이나 키덜트 제품이 매스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면서 일반 대중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으며,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도 키덜트 문화 대중화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키덜트 마케팅의 경우, 한시적인 콜라보레이션이나 프로모션의 경우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성공 사례가 많이 관측됐으나, 키덜트 전문매장의 개점 확대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특정 소비자에게 국한된 시장이기 때문에 향후 관련 전문매장의 매출 추이와 키덜트 매장이 매장 전체의 실적 향상에 얼마나 효과를 주는지 충분히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