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퇴근 후 드럭스토어에 들러서 성분표기를 보며 꼼꼼히 샴푸를 고르고 있습니다. 잦은 염색과 펌으로 모발은 푸석푸석해지고, 스트레스성 탈모 증상을 보인 A씨는 인터넷으로 헤어케어 정보를 알아보던 중 샴푸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자신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주로 구매했던 샴푸에 들어 있는 합성 계면활성제는 두피에 자극을 주고 모발을 윤기 있게 만드는 실리콘은 두피의 모공을 막아 두피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유해성분이 샴푸에도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샴푸 성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A씨는 자신의 두피와 모발 상태에 최적화되고 안전한 제품을 찾아 ‘샴푸유목민’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고, 두피와 모발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심지어 그날 그날의 두피와 모발의 컨디션에 따라 여러 헤어 제품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多샴푸족’이 되었습니다.
[그림1, 샴푸 버즈량 추이]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위의 사례를 반증하듯 [그림1, 샴푸 버즈량 추이]를 보면 ‘샴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점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샴푸 버즈량은 2014년 10월 약 2만 건이던 것이 2016년 10월에는 약 3만 건에 달하며 약 1.5배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샴푸 버즈량의 증가를 견인하는 주요인은 무엇인지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통해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샴푸 시장에 부는 ‘자연주의’ 바람
[그림2, 샴푸 종류별 버즈량 변화]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그림2, 샴푸 종류별 버즈량]의 2016년 3분기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천연샴푸의 버즈량이 10,880건으로 가장 많으며 탈모샴푸는 10,848건으로 1위와 근소한 차이를 보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는 2013년에 1,000만 명을 넘어서며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 고민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과거 남성의 전유물 혹은 노화 현상으로 생각했던 탈모가 최근 외부환경과 스트레스 등으로 2030 젊은 세대와 여성탈모인구 비중이 커지면서 제품관여도가 높은 소비자가 많아져 버즈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탈모방지샴푸 시장을 견인했던 한방샴푸에 대한 관심도는 한풀 꺾인 반면, 두피 자극을 최소화한다고 알려진 천연샴푸와 약산성샴푸의 버즈량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3년 초 향기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인기를 끈 퍼퓸샴푸 버즈량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바쁜 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인 드라이샴푸 버즈량은 늘고 있습니다.
[그림3, 샴푸 성분 관련 버즈량 추이]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천연샴푸가 인기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습기 살균제에 이어 각종 화학제품들의 유해물질이 논란을 일으키며 화학제품을 거부하는 ‘노케미족(No-chemi族)’이 등장하면서 천연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샴푸 시장에 ‘자연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림3, 샴푸 성분 관련 버즈량 추이]를 보면 샴푸에 함유된 화학성분에 대한 버즈량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최근 논란이 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와 MIT가 포함된 샴푸 제품들이 공개되면서 유해성분 관련 버즈가 급증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뿐만이 아닙니다. 2014년 말 할리우드 스타들이 ‘노푸(No poo)운동’을 하면서 헤어케어 트렌드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노푸’란 두피와 모발의 건강을 위해 화학성분이 포함된 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베이킹소다, 식초 등으로 머리를 감는 방법입니다. 2015년 1분기 노푸 버즈량은 5,079건으로 전 분기 대비 3.8배 증가한 것을 볼 때, 국내에서도 일시적으로 노푸를 실천했던 사람들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머릿결이 매우 가늘고 두피 부산물이 적게 나오는 서양인들과 달리 동양인들은 두피 부산물이 모공을 막아서 탈모가 진행될 위험이 있어 노푸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 자신의 두피 및 모발 상태에 맞는 적절한 노푸 방법을 찾기 어려워 노푸를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로푸(Low poo)’입니다. ‘로푸’는 화학성분을 최소화한 헤어 제품으로 머리를 감아 자극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합성계면활성제와 실리콘, 파라벤 등 화학성분을 배제하고 자연 유래 성분을 함유한 천연샴푸가 각광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닐슨코리아 소매유통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천연샴푸 시장의 매출 규모는 전체 샴푸 시장에서 2013년 3%에서 지난해 1~11월 9%대로 성장했습니다. ‘자연주의’ 열풍은 소비재 시장 전반에서 전세계적으로 부는 바람이기 때문에 당분간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성분과 기능에 따라 다양하게 분화된 샴푸
[그림4, 샴푸 연관 키워드 언급 빈도수 변화]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그림4, 샴푸 연관 키워드 언급 빈도수 변화]를 보면 전반적으로 자신의 두피와 모발 상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4분기 두피와 모발을 언급하는 빈도수가 약 2천여 번이었던 것이 최근 3개월 간 각각 41,585번, 37,599번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두피 트러블에 관련된 문제점 및 원인을 언급하는 화제가 다양해지고 빈도가 증가하였습니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탈모, 비듬, 각질, 지루성 두피염 등의 순으로 두피 트러블이 많이 언급되고 있으며, 원인으로는 (두피)자극, 스트레스, 환경오염, 다이어트가 꼽힙니다. 두피 관련 기능 및 효과로는 탈모방지, 세정, 두피관리 등이 많이 언급됩니다. 염색, 펌 등 시술과 드라이, 자외선으로 모발이 손상되면서 수분, 부드러움, 윤기, 영양 등에 대한 관심 역시 늘어났습니다.
[그림5, 언급 빈도수 높은 샴푸 브랜드 순위 변화]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그림5, 언급 빈도수 높은 샴푸 브랜드 순위 변화]를 보면 2014년 4분기에는 TOP 12위권 내에 일반샴푸의 비중이 높고 다음으로 천연샴푸 브랜드가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케라시스와 해피바스가 발빠르게 천연샴푸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매스 채널로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3개월의 TOP 12위권 내 브랜드 구성을 보면 샴푸의 성분과 기능이 다양화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자신의 두피와 모발 상태에 따라 기능성이 강화된 샴푸를 선택하고 있으며, 국내외 온오프 채널을 통해 다양한 샴푸 브랜드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직구로 구매할 수 있었던 프리미엄 천연샴푸 브랜드가 드럭스토어나 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국내 온라인이나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천연샴푸나 의약외품 탈모샴푸 브랜드 역시 많아졌습니다.
[그림6, 샴푸 종류별 영향 채널]
[Source: KoreanClick Buzzword Data]
[그림2]에서 가장 버즈량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던 천연샴푸와 탈모샴푸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많이 나올까요? [그림6, 샴푸 종류별 영향 채널]을 보면 천연샴푸의 경우 블로그, 클럽, 지식검색, 인스타그램에서 전체 버즈량의 약 91%가 발생하였고, 탈모샴푸는 클럽, 지식검색, 블로그에서 전체 버즈량의 약 83%가 발생하였습니다. 천연샴푸는 상대적으로 2030 여성들이 많이 방문하는 뷰티카페나 뷰티블로그, 인스타그램에 올린 후기 비중이 크고, 탈모샴푸의 경우 탈모카페나 커뮤니티, 지식검색에서 나온 후기나 질답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 자연주의와 기능성 강화·분화 트렌드 지속될 것
[그림7, LG생활건강 오가니스트 제주라인과 아모레퍼시픽 프레시팝 라인]
|
매스 채널로 유통하는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역시 내추럴샴푸(천연샴푸)를 출시해 좋은 매출 성과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두 제품 모두 두피와 모발의 상태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겠끔 다양한 라인을 구성하였습니다.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이 개인 취향과 두피와 모발 상태를 고려할 뿐만 아니라 천연성분 포함여부를 구매 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업계에서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요 헤어케어 브랜드들이 내추럴샴푸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고, 소비재 시장 전반에 자연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당분간 샴푸시장의 자연주의와 기능성 강화 및 분화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